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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 .42 l
Date : 19-01-21 01:34 l
Hit : 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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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 호라해보니 몇 군데 나와서 이런 후기도 올려도 되나 싶어 올려봐! 문제 있으면 지적해줘~
여기 그 이영돈pd에 나온 그 사주집 맞아. 정말 너무 별로여서 뒤늦게 올려봐.
18년 4월에 찾아갔고 복채는 10만원이었어.
가니까 내 사주를 듣고, 간단히 요약(?)을 10분 정도 해주신 뒤에 궁금한 거 더 없냐고 했어.
나는 연애운이나 금전운에 대해 더 자세히 말해달라고 물었어. 연애는 언제쯤 할까요, 돈이 언제쯤 풀릴까요, 등등.
그런데 이 분이 듣더니 화를 내는거야. 이래서 어린 애들은 받기 싫다면서. (참고로 난 90년생이야..)
왜 그러냐니까, 이렇게 두리뭉실하게 질문하는 게 싫대.
간절한 것도 없으면서 그냥 호기심에 와서 뻔한 질문이나 하는 게 싫다는 거야.
나라고 간절한 게 없겠어??? 너무 어이가 없고 기분 너무 상하더라.
그래도 참고... 그럼 내가 어떻게 질문하길 바라시냐고 했더니,
한숨을 쉬고, 그게 문제가 아니다. 너는 그러니까 답이 없다.
진짜 간절한 사람들은 구구절절 알아서 자기 얘기가 나온다는 거야.
진짜 당황스러웠어. 난 내 고민과 사적인 정보를 먼저 구구절절 읊는 게 너무 싫어서 안 했을 뿐인데.
그래도 뭐 그걸 원하신다니까 내 상황을 개괄적으로 말해드렸어.
그랬더니 왜 그렇게 살았냐고, 네 사주는 이렇게 되어있는데 그렇게 시간을 활용한 건 정반대였다, 미련했다, 멍청했다 그러더라.
미련하네 멍청하네 소리 들으니까 눈물이 나더라고. 나도 나름 열심히 산다고 한 건데.
앞으로 그렇게 안 살고 싶어서 사주 보러 온 거니 좀 알려달라니까 언제 뭘 하라고 알려주긴 하셨어... (이건 도움 됐음... 정말 옳은 조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다시는 어린 애들 안 받겠대. 간절한 사연 하나 없이 인생 쉽게 살아볼 요령이나 얻으러 와서 싫대. 어르신들은 다 병세가 있거나 그런 사연들이 있는데... 하는거야.
정말 너무 화도 나는데, 최근에 갑자기 쓰러진 할머니 생각도 나서 내가 막 울었어.
이미 버린 돈, 이거나 묻자 싶어서 사실 난 할머니 안부가 걱정된다고, 최근에 갑자기 쓰러지고 건강이 악화됐다고 말했어.
할머니 사주 물으시더니, 대뜸, ‘올해는 절대 안 죽어’ 하시는거야.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일이냐고 내가 깜짝 놀랐는데, 세네번 그걸 반복하심. 그리고 더 할 말 없으면 가라더라.
그 뒤로 할머니 두달만에 돌아가셨음. 안 돌아가신다는 단언이나 듣지 않았으면 마음의 준비라도 하는 건데.
돈 날린 건 별로 안 아까운데, 돈 내고 호통이나 들은 것도 ㅋㅋㅋ 어이없지만 괜찮은데.
가장 치떨리는 건 할머니 안 돌아가신다고 단언한 거. 내가 먼저 물어본 것도 아닌데 왜 그걸 말해줬담. 일부러 거짓말 한 걸까, 내 맘이 더 편하라고? 그 말 들으면 맘이 더 편해지나? 잘 모르겠더라. 갠적으로 부모님만큼 가까운 분이어서, 그래도 안 돌아가신다고 여기고 약간 마음 놓았는데, 얼굴도 못 뵙고 마음의 준비도 전혀 못 하고 인사도 잘 못 해드리고, 떠나보냈어.
할머니 장례 치르고 정신없이 지내다가 최근에 여기 간다는 사람 보고 뜯어말렸는데... 난 여기 너무 최악이었어서 후기 남겨본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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