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아빠 돌아가신 후 친척과의 관계(빚문제)
IP : l Date : 19-09-12 01:36 l Hit : 436
얼마 전에 갑작스럽게 아빠가 돌아가셨어.
지병이 있으셨던 것도 아니고 너무나 갑자기 허망하게.
아빠 회사 때문에 타 지역에 혼자 거주하신건데
마침 그날 서울 사는 내가 결혼한 친척동생네 가려고 했고
아빠도 엄마 계시는 원래 집에 가시려던 터라 나를 픽업하러 오신댔는데
아빠가 안오고 연락도 안되서 아빠 집에 가서 쓰러져계신걸 발견.
현관 비번을 몰라서 119 부르고 하는 와중이었는데
만나려던 친척동생은 단순연락두절이나 별 일 아니라 생각했는지
오늘 못오면 자기 그냥 요가 가겠다는 연락이었고.
돌아가셨다는 119대원 말을 듣고 쓰러진 아빠를 보고나서야
돌아가셨다는 말을 전했고.
장례식장 알려주면 오겠다고.

근데 이런 갑작스러운 죽음은 바로 장례식장 인계가 아니더라고.
슬퍼할 여유도 없이 경찰서에 부검대기에..
일단 주말이어서 부검을 할 수 없다길래 경찰서에서 말하는대로
아빠 집 근처 영안실에 임시로 옮겼더니
만나기로한 친척동생(만삭이고 산달이 가까워진 상태)이
마침 남편이 서울 올 일이 있었다며 병원으로 와줬어.

내가 장례식 비용 등을 걱정했더니
우선 자기가 빌려줄테니 아빠 재산이 정리되면 그때 갚으라는거야.
고마운 얘기같지?

하지만 사실 우리 집은 IMF 이후로 사업도 망하고 10~20년 가까이
빚더미에 허덕이고 살았어. 갚을 수 있는 재산이 있을리 없다고 말했지.

청소년기부터 이미 은행권은 물론이고
조폭같은 사람들이 집에 들락거렸고
드라마 같은 일들이.너무 많았기 때문에
어느정도 철이 들고부터 나는 아빠에 대한 미움보다
연민과 동정이 더 많았던 것 같아.

그 친척동생을 포함 친가 친척들은
우리집이 그렇게 힘들게 사는줄도 몰랐을거야.

그 친척동생은 아빠가 이미 아기때 돌아가셔서.
옛날 사람인 아빠는 할아버지 할머니 앞에서나 친척들 앞에서나
쎈척이랄까 늘 씩씩하고 큰소리 치는 장남이었으니까.

사실은 마음 여린 사람이라
겨우 술에 의지해서 취기 빌려서 속얘기 하는 사람이었는데
취하면 친척들에게 전화해서 미움만 받고..(주정이라고 생각했겠지)


배경 설명이 너무 길었지.
아빠 가시고 2주도 안지났을 무렵에 그 동생한테 연락이 왔어.
우리는 아빠 경제문제 처리를 한창 진행중이었고.
통장정리 중 그 동생에게 빚을 졌다는 걸 알게된 차라
나는 그날 밤 생각에 동생이 출산을 무사히 마치고 나면
내 다른건 몰라도 니 돈은 꼭 갚겠다
말할 생각이었는데
바로 다음날 사실 채무 관계가 있다고 연락을 하더라.

솔직히 너무 너무 서운하고 화가 났어.
아무리 친아빠가 아니라지만.
우리 아빠는 자기를 친 딸 못지않게 생각하고
그 동생 첫아이 사진을 폰이며 개인 노트북에
'ㅇㅇ아들' 제목까지 적어서 저장해둔걸 봤거든.

위에 언급했듯 그 애는 아빠가 일찍 가셔서
아빠는 더 많이 생각했겠지.
본인 능력이 안되서 죽을 생각까지 했던 사람이지만
잘됐다면 걔한테도 정말 잘했을거야.
망하기전엔 용돈도 많이줬거든. (어릴때라 기억못하는듯)
그렇게 힘든 와중에도 다른 친척들 결혼 땐 축의도 제대로 못하면서
걔한테 돈 빌리고 갚으면서 걔 결혼 땐 백만원을 더 줬더라고.

혼자만의 짝사랑처럼 느껴졌달까.
너무 서글프고 아빠가 불쌍했어.

그애 말론 지금까지 결혼 때 포함 총 3번 거래가 있었고
마지막 거래가 이번인데
자기 출산 후 조리원 가려고 모아둔 돈이라 급하다는 것.
그 전 거래들은 늘 한달 후 쯤 주셨기에 믿고 줬다는거야.

얼마나 아쉬우면 조카 돈을 빌렸겠어.
정말 조카한테 민폐다 싶으면서도
이 와중에
못받더라도 말해두겠다는 그애가
이해가 안가.

장례비용도 빌려주겠다던 그애가
조리원 갈 돈이 당장 없어서 급하다고 말하는게.


일단 본인이 급하다니 추석 때 만나서 이야기 하기로 했어.
다른 빚문제도 많아서 빚상속 때문에
그애한테는 어느정도 사정 설명을 하고 내 개인돈을 빌려주는 형태로
우선 줘야하나 생각하고 있어.

나랑 남은 가족들은 그애한테 너무 서운해서
다른 가족은 돈 주고 다신 안보고 싶다고까지 해.

나는출산을 앞둔 애한테 도대체 어디부터 어디까지
우리가 받은 상처를 이야기 할지 모르겠어.
살아오면서 그애는 어쩔 수 없이 친가 편애와 혜택을 받고 살았어..
그애는 아빠가 없고
우리는 대학까지 나온 아빠가 있었으니까(빚더미였지만)
어린 나이에 차별 받는 상황에 상처 받은 적도 많아.
그래도 그래 우린 아빠가 있으니까. 했지만 이젠 아니잖아?
덕분에 걘 계획대로 객관적으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이야.
본인이 계획적이라 성공적인 인생을 산다고 생각하더라.
우리 아빠랑 우리는 계획적이지 못해서 20년가까이 빚더민가?

친한 친구 말로는 남도 아니고
자식까지 키우는 애치고 너무 배려심 없었다는데
걔도 걔만 기억하는 우리가 모르는 상처가 많았겠지.
또 돈 문제니까. 생각하면 걔 입장에선 그럴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걔한텐 우리 아빠가 그냥 그정도였구나 생각에
하긴 돈 없는 부모는 친부모라도 갖다버린다는데..
아빠가 너무 불쌍하고 화가나..

말을 안하면 내가 너무 화날 것 같은데
내 상처를 얘기하다 걔 상처를 건드리진 않을까 싶고
그냥 묻어둬야 하나. 출산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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