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사진] 피딴문답
IP :  .7 l Date : 17-01-11 17:53 l Hit : 4848




<피딴문답>
-김소운



"자네, '피딴'이란 것 아나?"

"피딴이라니, 그게 뭔데……?"

"중국집에서 배갈 안주로 내는 오리알 말이야. '피딴(皮蛋)'이라고 쓰지."

"시퍼런 달걀 같은 거 말이지, 그게 오리알이던가?"

"오리알이지. 비록 오리알일망정, 나는 그 피딴을 대할 때마다, 모자를 벗고 절이라도 하고 싶어지거든……."

"그건 또 왜?"

"내가 존경하는 요리니까……."

"존경이라니……, 존경할 요리란 것도 있나?"

"있고말고. 내 얘기를 들어 보면 자네도 동감일 걸세. 오리알을 껍질째 진흙으로 싸서 겨 속에 묻어 두거든……. 한 반 년쯤 지난 뒤에 흙덩이를 부수고, 껍질을 까서 술안주로 내놓는 건데, 속은 굳어져서 마치 삶은 계란 같지만, 흙덩이 자체의 온기 외에 따로 가열(加熱)을 하는 것은 아니라네."

"오리알에 대한 조예가 매우 소상하신데……."

"아니야, 나도 그 이상은 잘 모르지. 내가 아는 건 거기까지야. 껍질을 깐 알맹이는 멍이 든 것처럼 시퍼런데도, 한 번 맛을 들이면 그 풍미(風味-음식의 멋스런 맛)가 기막히거든. 연소(제비집)나 상어 지느러미처럼 고급 요리 축에는 못 들어가도, 술안주로는 그만이지……."

"그래서 존경을 한다는 건가?"

"아니야, 생각을 해 보라고. 날것째 오리알을 진흙으로 싸서 반 년씩이나 내버려 두면, 썩어 버리거나, 아니면 부화해서 오리 새끼가 나와야 할 이치 아닌가 말야……. 그런데 썩지도 않고, 오리 새끼가 되지도 않고, 독자의 풍미를 지닌 피딴으로 화생(化生-생물의 몸이 다르게 변함)한다는 거, 이거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지. 허다한 값나가는 요리를 제쳐 두고, 내가 피딴 앞에 절을 하고 싶다는 연유가 바로 이것일세."

"그럴싸한 얘기로구먼. 썩지도 않고, 오리 새끼도 되지 않는다……?"

"그저 썩지만 않는다는 게 아니라, 거기서 말 못 할 풍미를 맛볼 수 있다는 거, 그것이 중요한 포인트지……. 남들은 나를 글줄이나 쓰는 사람으로 치부하지만, 붓 한자루로 살아 왔다면서, 나는 한 번도 피딴만한 글을 써 본 적이 없다네. '망건을 십 년 뜨면 문리(文理-글의 뜻을 깨달아 아는 힘)가 난다.'는 속담도 있는데, 글 하나 쓸 때마다 입시를 치르는 중학생마냥 긴장을 해야 하다니, 망발도 이만저만이지……."

"초심불망(初心不忘-처음에 먹은 마음을 잊지 않는다)이라지 않아……. 늙어 죽도록 중학생일 수만 있다면 오죽 좋아 ……."

"그런 건 좋게 하는 말이고, 잘라 말해서, 피딴만큼도 문리가 나지 않는다는 거야……. 이왕 글이라도 쓰려면, 하다못해 피딴 급수(級數)는 돼야겠는데……."



"썩어야 할 것이 썩어 버리지 않고, 독특한 풍미를 풍긴다는 거, 멋있는 얘기로구먼. 그 런 얘기 나도 하나 알지. 피딴의 경우와는 좀 다르지만……."

"무슨 얘긴데……?"

"해방 전 오래 된 얘기지만, 선배 한 분이 평양 갔다 오는 길에 역두(역전)에서 전별 (餞別-잔치를 베풀어 작별함)로 받은 쇠고기 뭉치를, 서울까지 돌아와서도 행장 속에 넣어 둔 채 까맣게 잊어 버리고 있었다나. 뒤늦게야 생각이 나서 고기 뭉치를 꺼냈는데, 썩으려 드는 직전이라, 하루만 더 두었던들 내버릴밖에 없었던 그 쇠고기 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더란 거야. 그 뒤부터 그 댁에서는 쇠고기를 으레 며칠씩 묵혀 두었다가, 상하기 시작할 하루 앞서 장만한 것이 가풍(家風)이 됐다는데, 썩기 직전이 제일 맛이 좋다는 게, 뭔가 인생하고도 상관 있는 얘기 같지 않아……?"



"썩기 바로 직전이란 그 '타이밍'이 어렵겠군……. 썩는다는 말에 어폐(語弊)가 있긴 하지만, 이를테면 새우젓이니, 멸치젓이니 하는 젓갈 등속도 생짜 제 맛이 아니고, 삭혀서 내는 맛이라고 할 수 있지……. 그건 그렇다 하고, 우리 나가서 피딴으로 한 잔 할까? 피딴에 경례도 할 겸……."








다들 중고등학교 때 접해서 눈에 익을 수필이지?
냐니는 피딴 좋아해 피딴 ㅠㅠ
송화단이라고도 하지
겉은 젤리같이 말캉말캉하고 맛은 살짝 콤콤하면서도 고소한데
냐니는 요 살짝 콤콤한 냄새가 아주 좋다능


피딴은 주로 두부랑 같이 해서 이렇게 송화단두부라는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데
중국 요리 초보자들도 크게 무리 없이 먹을 수 있을 듯!







어울리는 맥주도 땄다.. 찬양하라 칭따오!






좋은 건 크게 보자




<레시피>

준비물 : 피딴 (중국 식품점 가면 6개에 3500~5천원 사이. 요리 하나 하기엔 3개 정도가 적당), 두부 반 모, 편마늘, 쪽파(없으면 대파)
양념장 : 간장2+식초1+설탕이나 올리고당1+참기름1로 된 양념장 (취향에 따라 적당히 가감)


1. 편마늘(약 6개쯤?)을 기름에 볶는다.
2. 피딴은 찬물에 10분 삶는다.
3. 두부는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쪽파는 종종 썰어둔다.
4. 그릇에 두부와 껍질을 벗긴 피딴 자른 것을 담고, 1의 마늘과 3의 쪽파를 고명으로 올린다.
5. 양념장을 뿌린다.
6. 끝!


여기에 들깨가루나 깨소금을 첨가하면 맛이 더 좋다고 행!


또 사와야지 피딴 ㅠㅠ 집 근처에 중국식품점이 있어서 행복하다 ㅎㅎ


NO SUBJECT DATE HIT
[필독] 꼭 읽어주세요! (823) 2014-01-24 255307
팬커스를 오픈하였습니다. (622) 2017-02-19 15234
외커에서 개선될 사항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2017-02-08 56172
39119 [음식사진] 명란 파스타! 내가 이런 걸 만들다니! (26) 2017-01-12 4873
39118 [음식사진] 두가지맛의 떡볶이 (27) 2017-01-12 5067
39117 [질문] 집들이 상차리는거 좀 도와줘 ㅠㅠ (19) 2017-01-12 1168
39116 [질문] 조리가 거의 필요없는 도시락 메뉴? (고구마, 바나나 등) (12) 2017-01-12 2252
39115 [질문] 모모스테이크 후리카케 어디꺼인지 아는냔 있을까? (11) 2017-01-12 1678
39114 [질문] 사과빵을 구웠는데 속이 떡졌어ㅠㅠ.. (5) 2017-01-11 1769
39113 [음식사진] 피딴문답 (33) 2017-01-11 4849
39112 [음식사진] 투톤마들렌 (69) 2017-01-11 8169
39111 [음식사진] 탱글탱글 젤리같은 사과잼을 만들어보았다. (19) 2017-01-11 3147
39110 [질문] 내 요리는 왜 윤기가 안날까?? ㅠ (24) 2017-01-11 2559
39109 [질문] 닭날개로 만들 다이어트 요리(....) 있을까? (13) 2017-01-11 1198
39108 [질문] 빕스 스파이시 씨푸드 라이스 레시피 아는냔...?헤헷..이름알아냈… (12) 2017-01-11 1122
39107 [요리레시피] 진짜 간단한데 존맛대맛천국맛인 반찬!!!.jpg (34) 2017-01-11 12649
39106 [음식사진] 흔한 공대생의 요리 (有스압) (64) 2017-01-11 7732
39105 [나만의비법] 유리냄비 쓰는 비법: 방심하지 않는다 (10) 2017-01-11 2709
39104 [질문] 건블루베리 어떻게 먹는게 좋을까? (8) 2017-01-11 688
39103 [음식사진] 가리비 마싯따 (26) 2017-01-10 3387
39102 [음식사진] 난생 첨 만든 팟타이와 오코노미야끼 (15) 2017-01-10 4121
39101 [질문] 생강이 들어가는 요리에 생강 당 절임' 을 넣어도 될까? (15) 2017-01-10 925
39100 [음식사진] 새벽에 만들어먹는 캐비지롤, 존맛탱 (25) 2017-01-10 5412
39099 [질문] 미역을 밤새 불려놔도 될까??? (13) 2017-01-10 1980
39098 [질문] 시외버스터미널에있는 대게찜.. (25) 2017-01-10 3596
←←    61  62  63  64  65  66  67  68  69  70  


이용안내 / 광고및제휴문의 / 아이디/비번분실문의 / 개인정보취급방침